제목 | [오피니언]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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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팀 | 등록일 | 2019-09-16 | 조회 | 1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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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 [내일을 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대학원장
자본주의체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경제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기업은 모든 직종의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 기업의 핵심역량 외 부수적 기능들을 외주나 하청의 방식으로 바꾸면서 노동자에 대한 보호책임을 피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면서 변칙적이고 특수한 고용형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조건, 임금, 사회적 보호 등에서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어 생활의 안정을 이루기 힘든 계층이 되었다.
이들에 대한 고용안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되기도 전에 또 하나 불확실한 처지에서 일하는 근로계층이 형성되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들이다. 플랫폼이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이다. 요즘 흔히 사용되는 온라인 플랫폼 역시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고 주문생산도 이루어지는 온라인상의 정거장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속에서 이런 플랫폼에 의존하는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플랫폼에서 생계형 구두닦이, 신문팔이, 작은 매점 등이 영업을 하는 것처럼,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배달 어플에 의존하여 생계를 이어가는 배달노동자들을 비롯하여 대리운전자, 가사도우미 등의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이들은 앱을 매개로 소득활동을 하는 독립적 노동자로 대우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들 독립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들의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100만 명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전문가들은 IT 강국인 한국에서 이들 플랫폼 노동자들의 숫자는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들의 인권이나 노동권이 보장될 수 있는 조치가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전형적으로 고용, 소득, 사회적 보호 등에서의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실업위기에 처해 있고 노동에 대한 선택이나 자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의 불안정성은 노동의 질을 떨어뜨려 결국 소비자의 불만요인이나 사회쇠퇴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플랫폼 언저리를 맴도는 노동자들이 증가하는 것이 절대 건강한 사회로 가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여 임금고용계약관계가 성립된 근로자는 임금, 근로시간, 최저임금 등 최대한의 권리를 보장받는다. 반면에 플랫폼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고용관계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노동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거나 아예 없다. 이들 노동자들의 애환과는 달리 인터넷 기반 시대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은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음식배달업의 경우 플랫폼을 활용한 결과 인력관리, 고객관리, 광고의 효율성 면에서 성과가 높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경제적 양극화는 새로운 차원의 분노와 저항을 만들어낼 것이 뻔하다. 정부는 말로만 노동자 인권을 외칠 일이 아니다. 적극적인 연구를 통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생겨나는 약자 노동자들의 고통을 실제로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