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문인칼럼] 고정관념과 마주하기 - 심문숙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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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팀 | 등록일 | 2019-11-28 | 조회 | 1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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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고정관념은 얼마나 될까. 고정관념은 우리들의 생각과 안목을 좁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상처를 입힌다. 고정관념을 깨뜨리면 세상이 넓게 보이고 사고의 폭도 넓어져서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지불식간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마주해 이를 벗어나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센터가 있는 버지니아주 랭리연구센터로 출근하는 흑인 여성 3명이 출근길에 차량 고장으로 도로에 내렸는데, 경관이 그들에게 신분증검사를 요구하며 진짜 나사 직원이 맞는지, 나사에서 그들을 고용할 리가 없다는 듯 물어보는 등 우주선 연구자는 백인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이처럼 성별, 나이, 인종, 직업, 특정 질병 등에 대한 고정관념이 우리 주위에 만연하다. 어떤 범주 또는 집단에 대한 태도에서 인지적인 측면을 고정관념, 감정적인 측면을 편견, 행동적인 측면을 차별로 표현하기도 한다. 고정관념은 그 대상과 집단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부족에서 생기는데, 고정관념이 편견으로 이어져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차별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비가 올 때 어린이가 우산을 쓰고 걸으면 앞이 가려져 위험하고, 손이 자유롭지 못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가능하면 우산을 안 쓰고 우비나 레인 코트를 입도록 교육받는다. 이렇듯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다른 상황을 마주하면 세상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들과 상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게도 된다. 특정 질환의 환자는 공격적이고 위험할 것이라거나, 잘 낫지 않고 완치가 어렵다는 등의 고정관념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질병에 절망감을 느끼고 회복 의지가 꺾인 채 자포자기하는 등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다. 통증의 흔한 형태인 요통과 두통에 대한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통증 증상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같은 수준으로 의료진을 찾는다고 한 연구와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통증 호소가 원래 통증으로 인한 호소로 인식되기 보다는 환자의 성별에 따라 고통에 약하다는 추정에 기반한 불안증으로 간주돼 오랜 시간 치료를 기다렸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고통에 대한 인내점에 대해 시버트 박사는 불안해지면 고통을 참는 힘이 더 약해지기 때문에 진통제를 주기 전에 불안을 감소시켜주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했다. 통증에는 진통제를 먼저 고려하는 것보다 불안과 공포를 먼저 통제한 다음 통증에 대처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또한 통증을 대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일수 있다. 암 진단을 받은 후 암 치료로 고통 속에 있는 누군가가, 몸이 아픈 모든 사람들을 향해, 힘들고 고통스럽게만 여겨졌던 투병과정을 잘 극복하고 고정관념과 마주해 극복 가능한 것이었음을 전하는 울림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시련을 겪었다는 사실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를 나타내는 척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어떤 면에서는 시련의 경험 때문에 오히려 시선이 굴절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관념으로 인해 힘든 시선을 느끼지 않을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체적, 심리적 건강문제가 있는 경우 그들을 존중한다는 마음으로 대했으나 당사자들에게는 차별이 된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가 그들을 마주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임을 깨닫는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심문숙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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